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필수품 샌들, 의사 선생님들도 업무 시간에 즐겨 신는 고무신, 바로 미국 기업인 크록스 신발입니다. 오늘은 크록스의 역사, 성장 비결, 성장 잠재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크록스의 역사
크록스의 역사는 그리 멀지 않은 약 20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핑을 하던 청년 3명(린든 핸슨, 스콧, 시맨스, 조지 베덱커)은 서핑 도중 신발이 자꾸 벗겨지자 물에 들어가도 잘 빠지지 않는 신발을 개발해 내기 위해 2002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크록스를 설립하였습니다. 크록스라는 말의 의미는 물과 육지 모두에서 활동하는 악어, 즉 크로커다일에서 비롯된 것으로 크록스 신발은 물과 육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신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3명의 창업자는 '전 세계 모든 발에 최상의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혁신을 제공하겠다'는 사명을 내세우고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에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이렇게 편안함에 집중하였기에 대중에게는 원색의 촌스러운 슬리퍼로 알려지며 어글리슈즈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편안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발바닥이 닿는 신발 소재가 무엇보다 중요하였는데, 연구 끝에 폴리우레탄계 합성수지의 일종인 특수 소재를 사용하게 되었고 해당 소재를 개발한 '폼 크리에이션'이란 회사까지 인수해 '크록스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소재를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크록스라이트는 사람 각각의 체온에 따라 소재가 유연해지고, 발바닥에 힘이 고르게 분산되어 착용감이 뛰어나며, 고도로 압축된 소재이기에 무거운 체중 압력도 잘 버텨 피로도를 일반 신발보다 60%나 감소시켜 줄 뿐만 아니라 초경량 0.17kg으로 거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제품의 장점 덕분에 창업 4년 만에 매출 9,9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나스닥에까지 상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크록스 신발은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3억 5,000만 켤레(2019. 7. 기준)나 팔리는 큰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2. 크록스의 성장 비결
크록스는 위와 같이 편안한 신발이란 점을 무기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는데 그 성장 비결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신발 구조가 너무나 단순하여 일명 찍어내기 식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재료를 형틀 속에 채운 다음 냉각해 생산하는 사출성형 방식에 따르는데, 가죽으로 밑창을 붙이고 그 위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야 하는 일반적인 신발에서는 그 생산방식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 그 덕분에 크록스는 생산속도에서, 그리고 단가 측면에서 다른 신발제조사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론 스나이더'란 전문경영인의 공을 성공 비결 중 하나로 들 수 있습니다. 창업자가 3명이나 되어 리더쉽 있는 추진력을 보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창업자들은 2005년 전문경영인 론 스나이더에게 모든 비즈니스를 맡기게 됩니다. 그는 CEO로 임명되자마자 멕시코,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 등의 제조공장을 인수하고, 2006년에는 엑소 이탈리아, 오션 마인디드 등을 인수하여 제품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슬리퍼만이 아니라 샌들, 운동화, 하이힐, 골프화까지 제작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론 스나이더는 약 10여 년 간 크록스를 급성장시킨 후 궤도에 올려놓고는 현재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비츠(Jibbitz)란 액세서리를 성장 비결의 하나로 들 수 있습니다. 크록스는 디자인 측면에서 촌스러운 면이 있어 미국 한 유명 앵커는 고무처럼 싸구려 느낌의 소재에 촌스러운 원색의 투박함을 지적하며 유치원생이나 미치광이들이나 신는 신발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크록스는 이를 개성 뚜렷한 신발로 승화시켰습니다. 크록스 신발에 난 구멍에 끼워 자신만의 독창적인 신발을 만들어 신을 수 있게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버린 것이지요. 사실 어느 주부가 자신의 자녀들의 크록스에 재미 삼아 단추, 보석 등을 끼운 것이 시초인데, 이를 '지비츠'라는 크록스용 액세서리 업체를 차렸고, 크록스는 이에 대한 성장가능성을 보고 해당 업체를 인수하기에 이릅니다. 현재 크록스가 생산 중인 지비츠는 디즈니나 마블 등 캐릭터부터 여러 숫자, 문자에 이르기까지 5,500여 가지가 넘습니다. 지비츠의 인기는 어마어마하여 세상의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을 만들기 위해 크록스를 구매하는 고객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러한 성장 비결 덕분에 크록스의 주가는 2010년 1월 6달러 정도 하던 주가가 10여 년 만에 30배 정도 상승하여 2021. 11. 경 180불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 냈습니다.
3. 크록스의 성장 잠재력
크록스가 계속하여 성장을 해 왔던 것은 아닙니다. 이에 지난 크록스의 위기, 그리고 성장 잠재력에 대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크록스는 2009년 파산 위기를 겪게 되나 2010년부터 제품군을 축소시키고 수익성 낮은 점포와 공장을 매각 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 2016년에 이르러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연구개발비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에 크록스라이트보다 25%나 더 가볍고 40%나 더 부드러운 신소재 라이트라이드(LiteRide)로 신상품을 론칭하면서 다시 크록스는 성장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크록스는 2021년 최근에 헤이듀드라는 슈즈 스타트업을 인수하였는데, 미국 조사기관 파이퍼 샌들러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7위인 핫한 브랜드로서 싸고 편리하고 관리하기도 쉬운 신발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크록스는 중동,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는 점도 아직 그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저스틴 비버, 발렌시아가와 같은 유명인과의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더 강화해 가고 있고, ESG 경영에도 앞장서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여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기업입니다. 이 정도면 크록스 만의 경제적 해자를 달성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기에 앞으로의 크록스의 비즈니스 측면뿐만 아니라 주가 측면에서의 퍼포먼스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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