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미래에셋의 이상건 전무님의 2015년 주간동아 기고글의 내용을 일부 소개해 드리고 주식 장기투자 체력을 키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들에 성공학에 관련한 영상들이 유독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성공 관련 키워드로 검색도 하고 찾아보았기 때문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그렇게 안내를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출판, 방송, 세미나, 강연 등 성공학 관련 콘텐츠는 질과 양 측면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우리 돈으로 수백조 원에 달할 정도로 성공학 관련 더 거대한 시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성공학 시장의 크기에 비례해 성공한 사람의 수는 그다지 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성공학이 중요합니다. 투자자의 인격도, 학력도 고려 요소가 아니고, 오로지 그 투자자가 얼마를 벌었느냐가 중요하고 관심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공담이 실패담보다 더 주목받는 것이죠. 그러나 투자와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성공담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담이라고 합니다. 실패학이 더 유용하다는 것은 심리학에선 이미 검증되었다고 합니다.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소방관 교육에 관한 실험이 있다.
한 그룹에겐 화재 진압 시 해야 할 조치들을,
다른 그룹에겐 다른 소방관들이 실수했던 것들,
즉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가르쳤다.
학습 효과가 더 좋았던 쪽은 실패담을 배운 그룹이었다.”
최근 고인이 되신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의 추천 도서 목록에서 늘 빠지지 않는 것이 치알디니 교수의 ‘설득의 심리학’이라고 합니다. 멍거는 좋은 책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몇 주를 치알디니 교수에게 무상 증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참고로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현재 주당 7억 원 정도입니다. 증여 당시로 따져 보아도 엄청난 증여였을 것 같습니다.
치알디니 교수는 멍거의 성공 요인에 대해 “멍거는 자신의 실패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실패 리스트를 갖고 다녔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도 실수들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영이란 전쟁터에서는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총알을 안 맞아야 합니다. 인간은 모두 비슷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과거에 했던 실수를 학습하면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오답노트를 만드셨던 기억들 가지고 계실텐데요, 이것도 같은 취지에 과거에 했던 실수를 학습을 통해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었던 것이죠.
부자가 되는 길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 사업에 성공해서 부자가 된 사람, 주식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 등등. 그러나 가난해지는 데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상건 전무님은 글에서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공부하기보다 먼저 가난을 연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망하는 데는 공식이 있다고 합니다. 자본시장이 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 거의 변하지 않는 패턴이 있는데, ‘높은 레버리지’, ‘몰빵’, ‘단기 수익 추구’가 바로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외환위기, 신용카드 대란 등은 모두 부채의 위기였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큰 손실도 모두 과도한 레버리지 전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버리지’는 독이 든 꿀입니다. 개미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은데요, 높은 레버리지와 몰빵, 단기 수익이 맞물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신용융자로 투자하는 이들은 소수 종목에 몰빵 투자를 하고,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입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그리지만 대부분 최악의 결과로 끝날 공산이 크죠.
저성장시대인 현재 소득 창출력은 떨어지고 이자 비용 같은 고정 비용이 높은 시대에 큰 레버리지는 투자뿐 아니라 삶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시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상당수는 저금리 시대 때 부채에 너무나도 관대했던 이들입니다. 갑작스런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투자에서, 특히 주식투자에서 과도한 부채를 통한 투자는 예정된 실패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물론 감당할 수 있는 레버리지는 현명한 투자로 볼 수 있겠지만,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애매모호합니다. 확실히 경험상 빚이 많으면 행복도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SCHD, VOO를 꾸준히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이유는 몰빵과 단기수익 추구의 위험성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에 빨리 부자가 되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굳이 레버리지를 끌어와 고통속에서 투자를 이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상건 전무님의 비유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소설의 첫 구절 가운데 하나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이 문장을 투자로 살짝 바꾸면 이렇게 될 것이다. ‘성공한 투자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실패한 투자는 모두 엇비슷하다.’ 레버리지, 몰빵, 단기 수익 추구는 성공의 꽃밭이 아닌 실패의 지옥으로 가는, 무척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는 가장 불행한 투자 방법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장기적인 성공투자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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