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장기투자, 초장기투자를 이어가는 건 좋은데 그럼 도대체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신 적이 있을까요? SCHD에 몇 십년 투자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어느 순간 가면 내가 투자한 원금보다 더 많은 배당금이 나오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배당성장이 매년 일어남과 동시에 배당재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놀라운 효과를 가지고 오는 것인데요, 오늘은 주식은 도대체 언제 팔아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저의 생각과 대가들의 생각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미국 시장이 망가져 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한 오랜 기간 모은 주식을 죽을 때까지 절대 팔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 입문 당시 많이 모아둔 테슬라 주식의 경우는 현재 배당이 없긴 하지만, 언젠가 먼 미래에는 애플과 같이 배당을 주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SCHD나 VOO의 경우 모두 훌륭한 배당성장 ETF이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의 말을 들은 분들 중 한 분은 "야 힘들게 모은 돈 쓰고 죽어야지, 그게 무슨 짓이냐. 자식만 좋은 일 아냐?"라고 반문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미국 배당성장주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CHD의 경우 꾸주한 적립식 투자에 배당재투자가 가미되면 어느 순간에 가면 투자원금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게 되는데요, 그때가 오면 배당금으로 충분히 갖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모두 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매도하는 결정을 하시더라도 미국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하므로 최적의 매도 시점은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도는 긴 시간에 걸쳐서 분할 매도의 방식으로 빠져 나오는 게 일반적으로 낫습니다. 매도 후 가격이 상승하는 걸 지켜보는 것 만큼 뼈아픈 일이 없기 때문이죠. 이러한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반드시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매도가 필요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통계상 주식과 채권을 6:4의 비율로 매입해 놓고 한 번도 재조정을 하지 않은 경우 30년 후에 가면 주식비율이 75~95%로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이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인데요, 만약 매년 주식과 채권을 6:4로 맞추는 리밸런싱을 지속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총 수익률이 떨어지겠죠. 그런데도 이렇게 전문가들이 리밸런싱을 강조하는 이유는 리스크를 줄이는 행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사실상 변동성이 낮은 SCHD와 VOO가 심리적으로 채권과 같은 안정감을 주기에 현재 SCHD와 VOO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매입재조정'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자산을 팔아 다른 자산을 사는 방법으로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수익을 통한 수입으로 비율을 높이고 싶은 자산을 계속 사는 방식인거죠.
한편, 어떤 종류의 자산이든 계속 상승할 수만은 없고 언젠가는 수익이 저조한 시점을 겪게 되는데요, 일시적 수익 저조를 이유로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자산을 매도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에서 2019년까지는 미국 주식 총 수익률이 257%에 달했던 반면 신흥시장의 주식은 약 41%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2000년에서 2009년에는 정반대로 신흥시장 주식의 수익률이 높았고, 미국주식은 겨우 3% 이하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일시적 수익 저조가 자산 매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될것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주식을 팔아 사용해야 되겠죠. 투자의 결과를 즐길 수 없다면 그 오랜 기간 그토록 열심히 투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미 게임에서 이겼다면 게임을 멈추어야 되겠죠. 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이를 먹어가며 생각이 계속 바뀔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고 다들 투자에 임하셨을 때의 생각들이 있으실테니 이번 기회에 생각을 정리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워렌버핏도 맨 먼저 챙겨본다는 하워드막스가 고객들에게 보낸 22년 1월 13자 메모의 맺음말 일부를 인용해 보면다음과 같습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특정 자산들의 비중 확대와 비중 축소, 그리고/또는 적절한 타이밍의 매수와 매도를 통해 가치 증대를 꾀합니다. 이런 일들을 일관되게 정확히 해내는 능력을 입증한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시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유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습니다. 제게 분명한 것은 단순히 투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단연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액티브 운용 포트폴리오의 대다수는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이나 마켓 타이밍을 위한 매수 및 매도로 인해 시장 성과를 상회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교묘한 술책으로 수익 증대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이런 행위들은 잘 된다 해도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낮고 최악의 경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S&P 500은 지난 90년 동안 연 10.5%의 추정 복리 평균 수익률을 창출했습니다. 이는 아주 놀라운 성과입니다. 90년 전에 S&P 500에 1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은 그 돈이 약 8000달러로 불어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리의 경이로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예컨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복리를 일컬어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고 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 1달러가 연 10.5%라는 과거 복리 수익률로 투자될 수 있다면 50년 후에 이 1달러는 147달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경제 성장이 과거보다 둔화될 것이라거나 예전에는 지금보다 헐값의 주식을 찾기 쉬웠다는 반론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의 복리 수익률만 적용하더라도 지금 투자된 1달러는 50년 후에 29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불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성년기에 접어드는 사람이 바로 투자를 시작하고 매매를 통해 그 과정에 참견하지만 않는다면, 은퇴할 무렵에는 사실상 여유로운 노후를 보장받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2021년 3분기 《마켓 레터》에 실린, 우리 시대의 위대한 투자자 중 하나인 빌 밀러의 설명이 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전후 미국 주식시장은 전체 연도 중 약 70%의 해에 상승했다....... 카지노 소유주들을 큰 부자로 만들어 준 확률보다 훨씬 더 낮은 확률임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이 하락하는 30%의 시기를 추측하려 하거나, 더 심한 경우 시장의 분기별 등락의 파도를 타려는 헛된 시도에 시간을 소모한다. 가장 최근에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하락에서 목격된 바와 같이, 주식에서 수익은 대부분 비관론이나 공포가 팽배한 기간에 시작되는 폭발적인 상승(sharp bursts)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는 타이밍이 아니라 시간이 주식시장에서 부를 축적하는 열쇠라고 믿는다."
투자자들은 하락이 곧 닥칠 것이고 자신이 그 하락을 회피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매도에 나서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높은 가격에라도 매수하거나 보유하고 하락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혀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 시장 고점에는 더 높은 고점이 뒤따르며, 결국 중요한 것은 장기 수익률뿐입니다. 그릇된 판단에 따른 매도를 통해 시장 익스포저를 축소하는 것, 그리고 그럼으로써 시장의 긍정적인 장기 추세에 전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투자에서 가장 큰 죄악 중 하나입니다. 가격이 떨어진 것들을 이유 없이 매도함으로써 하락을 영구적인 손실로 만들고 장기 복리의 기적을 놓치는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에 대해 말씀 드려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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