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본의 워런버핏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장기투자의 대가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1970년 어느 날 아침 신문 구인광고란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개인광고가 개제됐습니다. 어떤 학생이 방학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며 광고를 올렸던 것인데요, 이 학생은 특별한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알바비를 주지 않아도 되니 알바로 꼭 뽑아 달라. 기업분석일을 꼭 하고 싶다는 조건이었죠. 결국에 이 학생은 스위스캐피털인터내셔널이란 투자회사의 정식사원이 됐고 그로부터 30여년 뒤 이 청년은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군 당대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사와카미 아쓰토의 이야기입니다. |
1947년 나고야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경제와 기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와카미 아쓰토는 당돌한 구인광고 덕분에 스위스캐피털인터내셜널의 애널리스트로 처음 사회에 발걸음을 내딛었는데요,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펀드매니져를 거치며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1973년 제네바대학에서 국제경제학 석사를 마치며 보폭을 더욱 넓혔습니다. 1986년에 유럽의 유명한 투자은행인 스위스픽테트은행의 일본대표를 맡게 되었고, 이때 사와카미 아쓰토는 장기투자의 고성과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일본투자자들은 제로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예금에만 매달렸고 그는 글로벌경제의 거대한 흐름에서 일의 개인투자자가 봉착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위기의 본질을 읽었습니다.
이에 사와카미 아쓰토는 이들을 위한 투신사를 차려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1999년 일본최초의 독립형 투신사로 평가받는 사와카미투신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첫 출발에 동참한 개인투자자가 단 487명(163억원)에 불과했지만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그의 투자 방식은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때도 꾸준히 5~10%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영업활동도 전혀 없이 소문만으로 성장한 펀드는 채 6년도 되지 않아 5000여명의 가입자에 수탁고가 800억엔에 이르는 대형펀드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한 펀드판매사의 조사에 따르면 사와카미투신 고객의 70%가 3,40대 직장인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와카미는 “부자들은 언제까지 돈을 벌어야 한다든지 매년 돈을 벌어야 한다는 등의 시간적인 강박감이 없다”며 “부자의 운용은 원래가 장기투자”라고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상당수 은행이나 증권사 PB와 같은 소위 전문가들은 화려한 투자방법을 좋아합니다. 이런 풍토이다 보니 적지 않은 투자자들도 화려한 투자비법을 소개받아야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들은 뭔가 계산이 복잡한 투자, 파생상품이나 헤지펀드 같은 투자를 선호합니다. 사와카미는 “파생상품이나 헤지펀드로 대표되는 앵글로색슨류의 투자를 ‘수렵형 투자’라고 한다면 장기투자는 ‘농경형 투자’라고 정의합니다.
화려함은 없지만 장기투자는 시간의 에너지와 소박한 수고의 축적이 몇 번이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그리고 꽤 커다란 성과가 되어 돌아오는 투자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와카미가 말하는 '농경형 투자'란 무엇일까요? 봄에 모를 심어 뜨거운 여름을 거쳐 가을에 벼가 익기까지 정말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루나 이틀 만에 쌀을 수확할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투자가 결실을 맺어 수익을 얻기까지는 꽤 장기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각오하는 데에서 장기투자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사와카미는 “단기 투자자는 인간의 이해타산과 심리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힘의 관계만을 좇아 순간순간 승부를 한다”며 “반면 장기투자자는 시장에서의 힘의 관계 변화 따위는 제쳐놓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장기투자자는 시간의 경과가 가져오는 힘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아무리 투자가 힘과 힘의 충돌이라고는 해도 시간의 경과에 의한 에너지를 축적해 내 편으로 삼을 수 있다면 이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죠. 농사와 마찬가지로 시간의 은혜는 열매라는 힘이 되어 쌓입니다. 그것을 투자에 이용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SCHD나 VOO를 적립식으로 꾸준히 사다보면 배당이라는 열매가 나오고 그 배당을 다시 재투자하면서 시간이 흐르다 보면 투자금을 계속 불려지는 것이죠. 결국 축적된 시간이 엄청난 힘을 낳는다는 것을 믿는다면 과감하게 장기투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전 투자자들은 장기투자의 장점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장기투자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인간에게는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가 더 잘 맞습니다. 멀리 있는 것보다 눈앞의 이익을 선호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인간의 본능과 역행하는 것이 장기투자이기에 장기투자의 길을 잘 들어 섰더라도 '이래서 언제 부자 되나' 라는 생각이 어느 날 들면서 너무나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사와카미는 장기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실적이 나쁠 때 매수에 나설 수 있는가입니다.
일반 대중은 실적이 좋을 때라야 비로소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적이 발표되고 주가가 오르면 그 때 안심하고 큰 돈을 넣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체로 이러한 시점에는 이미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과 같이 고금리로 인한 매크로 환경이 좋지 않아 배당주들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SCHD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이 살 수 있다면 사와카미가 말하는 진정한 장기투자자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최악의 실적에서 사고 최고의 실적에서 팔 수 있는가입니다.
사와카미는 “어떤 사업에서나 시작 직후부터 이익을 회수할 수는 없다”며 “표면 수치가 나쁠 때 모두가 팔기 때문에 주가는 싸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실적이 안 좋을 때가 오히려 장기 투자하기 좋은 때라는 것입니다.
셋째, 불황에도 웃으며 매수할 수 있는가입니다.
과거 주식시장의 역사를 돌아볼 때 장기투자자는 불황과 상관없이 묵묵히 주식을 사 모았습니다. 그러한 꾸준함의 대가로 장기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의 과실을 한껏 수확할 수 있었죠. 미국 장기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악전고투하고 있던 1980년대 전반부터 사두었기 때문에 17년 반 만에 15배가 된 주가 상승의 열매 대부분을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미국 퇴직연금 401K로 인해 그 수혜자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사와카미는 “장기투자는 알고 보면 정말 재미있고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장기투자의 앞날은 장밋빛 낭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와카미 아쓰토는 "장기투자자의 운용방식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본에 충실하다. 불황이나 폭락 등 값 쌀 때 단호하게 매수한 뒤 가격이 높아질 때 까지 몇 년이고 기다리는 것이다"며 "앞으로의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확실한 것은 가치 있는 걸 싸게 사두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사와카미펀드는 ▲샐러리맨의 자금만 받는다 ▲백화점식 운용은 하지 않는다 ▲판매사를 따로 두지 않는다 등 3가지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와카미펀드에 대해 조만간 수탁고 기준으로 명실상부 1위자리에 오를 가능성을 높다고 전망한다고 합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투자법이 일본 샐러리맨들의 희망이 된 것입니다.
투자 성공의 원리는 차트 분석, 호재 정보 캐치 등의 특별한 비결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인 원칙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투자의 대가들이 강조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개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장기투자의 여정은 길고도 험하기 때문입니다. 장기투자 마인드셋이 갖추어 져 있지 않으면 매일같이 오르고 내리는 주가에 처음 결심했던 장기투자 결심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큽니다. 마인드셋을 갖추면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워런버핏 사와카미 아쓰토의 투자 철학에 대해 간략히 알아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장기투자 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