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의 창업자 프레드 스미스는 돌아오는 월요일에 제트기 연료비 2만 4,000달러를 결제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잔고는 5,000달러 뿐이었죠. 자금줄이었던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추가 펀딩을 거부했고요. 파산 직전에 몰렸습니다. 스미스는 비행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남은 5,000달러로 블랙잭을 시작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페덱스의 COO 로저 프록은 제트기 연료비를 결제하고도 남는 돈이 있는 은행 계좌를 보고 깜짝 놀라 스미스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요. 스미스는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라스베이거스로 넘어가 2만 7,000달러를 벌어왔다고요. 프록은 어떻게 회사에 마지막 남은 돈을 가지고 도박을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미스는 "무슨 상관이죠? 어차피 연료비 결제를 못하면 망하는 건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닉 매기울리의 Just Keep Buying 334면에 소개되는 일화인데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과 그냥 넋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비용에 관한 교훈을 줍니다. 프레드 스미스가 회사 돈으로 라스베이거스에 넘어가 블랙잭을 한 행동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행동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고요,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일상에서나 투자에서나 아무런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으려는 분들 많죠. 그런데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커다란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주식은 원금보장이 안되니 예금, 적금만 해야 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상품 가입 형태를 보면 90% 가까이가 원리금 보장형에 집중되어 있다는 내용을 신문 기사를 통해 접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원금보장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전만 추구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투자에서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금, 적금으로만 안전을 추구하는 것이 당장은 손실이 없어 보이고 주식의 배당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챙길 수 있어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폐의 가치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지속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하락해 왔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놓고 보면 달러의 가치는 거의 2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생각해 보시면 1980년대 100원 하던 새우깡이 지금은 1,500원입니다. 150원 하던 브라보콘은 현재 1,500원이고요. 약 40년만에 10배에서 15배 올랐습니다. 예전엔 만원 가지고 마트를 가면 어느 정도 장바구니를 채워 왔는데, 지금은 물건 몇 개 담으면 바로 만원을 훌쩍 넘어 버립니다. 그런데 계속 예,적금만으로 현금을 재며둔다면, 나중에 가서는 구매력이 떨어져 오히려 더 가난해 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노동소득을 수시로 계속해서 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인 투자를 하여야 하고,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게 자산을 불려야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요, 자산을 크게 불리고 싶다면 시장의 변동성과 더불어 주기적인 하락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매일 맑은 날씨만 지속될 수 없고 비도 오고 눈이 오는 날이 있듯이, 주기적 주가 하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장기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은 분들이시라면, 그리고 장기투자로 성공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당연히 치러야 하는 대가입니다.
1950년 이후 S&P500 평균 최대 하락폭은 13.7%이고, 중위 최대 하락폭은 10.6%라고 합니다. 즉, 1950년 이후 연 초에 VOO나 SPY에 투자했다면 연초부터 투자기간의 절반은 10.6% 이하로 하락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변동성에 대해 닉 매기울리나 '돈의 심리학'의 저자 모건 하우절은 주식투자자들이 내야 할 입장료라고 말합니다. 시장은 그냥 공짜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던,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굴곡이 있듯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힘든 일도 겪어야 하듯이 투자에 있어서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입장수수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부회장 찰스멍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한 세기에 두세 번 정도는 시장이 50% 이상 하락하게 된다. 이럴 때 평저임을 잃는 사람이라면 주식투자에 적합하지 않으며 형편없는 결과를 손에 쥐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주식 투자자라면 시장의 변동성은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것이 아닌 이상 놀이공원에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여 롤러코스터를 타며 즐기듯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입장료로 생각해 보면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못하고 매일 매일의 변동성에 심적 고통을 받고 계신다면 입장료가 아니라 스스로가 벌금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변동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장기투자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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