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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였던 주식시장 트레이더의 비참한 최후

by 스테디테일러 202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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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테디테일러입니다. 오늘은 제가 정말로 좋아해서 여러 번 읽은 모건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에 소개되는 당대 최고의 트레이더였던 제시 리버모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해서 최후를 맞이하였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들의 장기투자에 어떠한 인사이트를 주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1877년 메사추세츠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여기에 계속 있다간 미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에 10대 초반 5달러(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약 13만원 정도라고 합니다)를 들고 무작정 보스턴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보스턴의 증권브로커회사인 페인웨버에서 주식호가판을 정리하는 사환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듯이 15세 때 주식, 상품투자로 2천만 원을 벌게 되었고, 사환으로 일하는 것보다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그는 결국 전문 트레이더가 되어 20세에 2억 원이란 큰 돈을 벌었습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지속적인 공매도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1907년에 뜬금없는 주식시장 대폭락이 나타났고 이때도 공매도로 또다시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른 살이 넘었을 때 그의 재산은 1억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리버모어는 그 때 아침시가에 공매도를 시작해서 투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929년 당시 제시리버모어는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명망 높은 투자자 중 한 명이었고, 그 해 대공황으로 이어진 대폭락은 그를 더욱 위대한 투자자로 각인시키게 됩니다. 1929년 여름에 미국 주식시장은 초강세분위기였습니다. 리버모어는 시장이 보합상태에 들어갔다는 것을 파악하고 본격적으로 공매도에 돌입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리버모어가 미쳤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 해 가을에 진짜 대폭락이 이루어졌고 나중에 사람들은 그 주의 날들을 블랙먼데이, 블랙튜즈데이라고 불렀습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 1/3이 사라졌습니다. 월스트리트 투기꾼들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뉴욕 전역에 파다했습니다. 당시 제시 리버모어의 아내 도로시는 트레이더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눈물이 그렁그러한 채로 제시를 맞이했고, 도로시의 어머니도 집안이 망한 것으로만 알고 방에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제시는 어리둥절해서 얼마 동안 그대로 서 있다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뉴스를 전했습니다. 주가하락에 공매도를 해 두었다고 말이죠. 제시는 아내 도로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내 트레이더 인생에서 최고의 날이었어. 우리는 이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됐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게 됐다고!"

 

하루 만에 제시 리버모어는 30억 달러 이상의 큰 돈을 벌었고, 주식 역사상 최악의 달 중 하나로 기록된 그 때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던 것입니다.  리버모아 가족들이 이렇게 파티를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남자는 절망에 잠긴 채 뉴욕 거리를 방황합니다. 에이브러햄 저먼스키라는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동산 개발업자였는데요,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던대로 주식시장 폭등에 크게 베팅을 했었던 것이죠. 저먼스키가 실종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고 그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4년 후인 1933년 제시 리버모어는 3번째 재혼을 하고, 1934년 파산신청을 하게 됩니다. 1929년에 공매도로 대박을 친 제시 리버모어는 자신감에 넘친 나머지 점점 더 큰 베팅을 하게 되었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되었으며, 결국 주식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리버모어는 결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권총으로 자신을 쏘아 생을 마감합니다. 죽기 전 제시 리버모어가 와이프에게 남긴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난 지쳤소. 더 이상 버틸 수 없소. 이것만이 나의 탈출구가 될 듯하오. 당신의 사랑은 내 분수에 넘친다오. 난 실패자요. 정말 미안하오만, 이것만이 내게 남겨진 유일한 길이라오."

 

시기는 달랐지만 저먼스키와 리버모어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두 사람은 부자가 되는데 뛰어났지만 부자로 '남는 데'는 서툴렀습니다. 바로 부의 그릇을 키우기 전에 너무나 큰 돈이 들어와 이를 유지하지 못했던 것이죠. 모건 하우절은 이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돈을 버는 것은 버는 것이다. 이를 유지하는 것은 별개다."

 

돈을 버는 데에는 낙천적 사고와 적극적 태도가 필요한 반면, 돈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데에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번 돈의 적어도 일부는 행운의 덕이므로 과거의 성공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말고 겸손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죠. 제시 리버모어가 1929년 공매도로 엄청난 부를 일군 뒤, 겸손한 태도로 공매도를 다시 하지 말고 미국의 성장을 믿은채 그냥 S&P500 지수에 쭉 투자하였거나, 당시 지수 투자가 어려웠다면 상위 10개, 15개 종목에 분산투자를 했다면 파산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참 아쉬운 대목입니다. 반면에 제시 리버모어의 자살은 아내의 알콜 중독등 가정사가 망가짐에 따른 우울감에 의한 것이지, 파산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주식시장의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그의 방식을 동경하기도 합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20세란 어린 나이에 트레이딩으로 2억원이란 큰 돈을 벌면서 당시 위대한 투자자 반열에 올랐는데요, 이러한 소년등과에 견줄 수 있는 그의 화려한 이력이 화근이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부터 소년등과(少年登科)는 중년상처(中年喪妻) 노년빈곤(老年貧困)과 함께 인생 불행 3대 원인으로 꼽히는 인생 악재입니다. 중년에 처를 잃고 홀아비가 되는 것이나 노년에 돈이 없어 겪는 돈 고통에 견줄 만큼 큰 화근이 소년등과인 것이죠. 남들 과거 공부 시간의 절반, 더 과장하면 1/10, 1/50에 해당하난 최소 시간만을 투자해서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한 것이어서 어떻게 보면 개인으로 보나 가문으로 보나 더없는 영광인데 왜 이를 인생 불행의 원인으로 삼냐고요? 인류가 탄생한 이후 역사적으로 인격이 성숙하기도 전에 출세를 하게 되면 자칫 오만과 편견에 빠져 폭주하다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거둔 성공이 남들은 수십년을 투자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얼마나 값진 것인지 전혀 모르고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채 더 큰 성공에 욕심을 내며 출세 지향적인 사람이 되거나, 성취감에 분수를 잃어 남에게 함부로 굴고 득의양양하다 미움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면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게 되니 불행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어린 나이에 트레이딩으로 큰 돈을 벌었으니 더 큰 성공에 욕심을 내며 자신은 공매도로 또 다시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자만했던 것은 아닐까요? 제시 리버모아가 현대 주식시장의 단타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단타도 여러 번 성공하다 보면 더 큰 수익에 욕심을 내며 판돈을 키우다가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한 번의 실패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애초에 마약에 손을 대면 안되듯이 단타에 손을 대면 안되는 것입니다.

 

모건 하우절은 버핏과 멍거는 부자가 되는 재주에 더해 부자로 남는 재주까지 추가로 가지고 있었고, 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중요한 재주는 바로 부자로 남는 재주라고 강조합니다. 좋지 않은 시기에 절박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주식을 파는 일을 한 번 막는 것이 크게 성공할 주식 수십 가지를 고르는 것보다 평생 수익률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복리의 원리는 큰 수익률에 의존하지 않고 그저 썩 괜찮은 수익률이 중단 없이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되기만 하면 결국 승리한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VOO, SCHD를 꾸준히 적립식으로 모아가면서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모은 주식을 팔지 않고 적립식 매수 루틴을 이어 나갈 수 있다면 인생 불행 중 하나인 노후빈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뿐만 아니라, 어떠한 개별종목이 큰 수익을 가져다 줄까 고민하며 유망주를 발굴해 낼 시간에, 어떻게 하면 VOO, SCHD 주수를 더 많이 모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며 본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다른 부캐를 개발해 현금흐름을 창출해 낼 생각을 더 한다면 어느 순간 주식 계좌를 보고 '언제 이렇게 많이 모였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부자가 되는 방법인 동시에 부자로 남는 방법입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부자가 되고 나니 당연히 부자로 남을 것 같았고 스스로 무적이 된 기분이었던 것입니다. 거의 모든 재산을 잃은 후 제시 리버모어는 다음과 같이 곱씹었다고 합니다.

 

"투기꾼이 자만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아무리 큰 돈을 지불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토록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처참하게 부서진 것은 모두 자만 때문이다. 참 돈이 많이 드는 병이다. 어디에 있는 누구든 감염될 수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장기투자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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